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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이효진

    Interview: 이효진

    21.05.27 / 877 view


    이효진 @hyoxxi 

    [Interview In English]

    작년 3월의 팬데믹 선언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당신의 일상과 작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지난 5-6년간 계속해 온 쇼핑몰 운영 업무를 마무리하게 됐다. 하필 슬럼프도 겹쳤고 사건사고가 많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어찌 보면 잃은 것도 많지만 이 시간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30대의 첫 시작일 거라 생각하며 많은 것들을 되돌아봤다. 서른이 되면서 문득 스스로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부터 챙겨야 한다는 걸 늦게나마 자각하게 된 거다. 여전히 난 하고 싶은 게 정말 많고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더라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가장 먼저 내가 행복해야만 하겠다고 느꼈다. 

    그렇게 하던 일을 정리한 뒤로는 쉬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들을 통해 내가 어떤 걸 좋아해왔는지 깨닫기도 하고 새로운 자극을 받기도 하면서 함께 즐거운 작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가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소소하게 손으로 이것저것 만들어보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오랫동안 못 보고 지냈던 친구들과 한강에서 연을 날리는데 정말 행복하더라.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고 느꼈다. 특별한 장소, 이벤트가 아니더라도 누구와 함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여전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계획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요즘엔 생각의 범위가 넓어졌다. 쇼핑몰을 운영할 때보다 자유로운 상황이라 관심 있는 분야들을 더 파고들 수 있게 됐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지 않나. 이런 현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나다운 것을 해보고자 한다. 좋은 작업을 하는 여러 분야의 친구들을 모아서 마치 레이블 같은 하나의 팀을 만드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영상, 스타일링, 사진, 음악, 기획을 수행할 수 있는 팀을 이뤄서 우리가 잘 해낼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다양한 사람들이 우리에게 작업을 맡길 수 있게 확장해 나가고 싶은 큰 꿈이 있다.

    내 친구들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고하고 정말 멋지다. 그 사람들의 작업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연결고리들을 계속 찾다 보니 덕분에 악기를 배우기도 하고, 새로운 세계도 알게 된다. 그런데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시장가치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 그러다 문득 우리 각자의 능력을 더해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당장은 우리의 능력을 이용해 재밌는 작업들을 시도해보고, 사업 경험이 있는 내가 그것을 돈이 될 법한 것들로 전환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 



    최근 당신의 인스타그램 포스팅 중 본인을 그대로 캐릭터화한 그림들을 봤는데, 그것도 일종의 프로젝트인가?


    완전 나 같지 않나. 나는 스스로를 브랜딩 하는 것에 늘 관심이 있는데,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자신이 가상의 캐릭터가 되는 상상을 해봤을 거라 생각한다. 그걸 실현해보고자 현재 같이 작업하고 있는 kembetwa와 첫 Hyoxxi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 캐릭터엔 당시 내 옷과 헤어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돼있다. 거기다 "뿔 넣는 거 어때? 나 그런 거 좋아해" 이야기하면서 세계관과 스토리도 만들었다. 그러고 보니 패션 쪽에도 오타쿠 정말 많지 않나. 나 역시 서브컬쳐의 다양한 장르들을 엄청 좋아하는데, 굿즈 같은 것들 보다 보면 '진짜 이거 어떻게 입지' 싶은게 많더라. 이걸 Hyoxxi 캐릭터를 이용해 패셔너블하게 발전시키고 싶다. 카카오와 라인 이모티콘/스티커를 제작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 



    나를 이루고 있는 것들 중 컨텐츠 또는 시장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 요소를 찾는 노력인 셈이다. 대단하진 않을지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해 나갈 생각이다. 내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시되는 내 일부는, 가상의 '나'라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이 아닌 다른 플랫폼이 생긴다면 난 또 다른 '나'를 계속 만들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내가 하고 있는 일, 나를 둘러싼 것들에서 끊임없이 교집합을 찾아, 최종적으로는 아트 디렉터의 역할을 해내고 싶다.



    종종 '이게 맞는 건가,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라며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낀다. 나 또한 그렇다. 팬데믹 시대가 이런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할 거다. 그래도 이 상황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않고 각자의 감수성을 지켜낼 수 있으면 좋겠다. 나 같은 경우엔 그저 옷이 너무 좋아서, 스타일링 하는 게 재밌어서, 그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했는데 너무 때가 탔는지 어느 순간 그 마음이 되게 작아진 것 같더라. 그러다가도 어떤 친구들을 만나면 그 마음이 다시 커지는 걸 느낀다. 힘들 때 옆에 있어준 사람들을 다 기억한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 건강하게, 좋은 기운을 갖고 지내고 싶다. 그게 또 다른 목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모습 보여줄 수 있게,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 




    인터뷰, 사진: 금시원
    번역: 변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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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Acidwork 박금진

    Interview: Acidwork 박금진

    21.05.22 / 732 view


    Acidwork 박금진 @acidwork , DJ/Producer, Record Store Manager

    [Interview In English]

    작년 3월의 팬데믹 선언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당신의 일상과 작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작년 중순 경 레코드샵 '모자이크(MOSAIC)'가 오픈한 뒤로 대부분의 시간을 모자이크에서 일하며 보낸다. 쉴 때는 보통 작업을 하고. 사실 팬데믹 전이나 지금이나 빡빡하게 사는 건 마찬가지다. 짬이 날 때 틈틈이 작업하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같다. 요즘은 예전에 만들었던 트랙들을 정리, 수정하고 있다. 생각날 때마다 (트랙)스케치 조금 해놓고, 스타일, 장르 상관 없이 섞어보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밤 10시 이후 영업이나 모임을 제한하는 게 답답하긴 한데, 그래도 내 생활패턴에 크게 지장을 주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아, 해외에 못 가게 된 건 아쉽다. 이전에는 매 분기마다 며칠 정도 다른 나라로 떠나 그 곳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배우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런 걸 못하게 됐다. SNS를 통해 살펴보는 것과 내가 실제로 그 곳에 가서 보고 느끼는 건 사실 꽤 다르지 않나. 나는 그런 경험을 통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모자이크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음반이 새로 들어오면 그걸 들어보고 섹션을 나눠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레코드샵은 사실 크게 변화가 없는 장소다. 레코드라는 건 말 그대로 '기록'이고, 기록이 쭉 나열되어 있는 것-음반-들을 찾아 가져오는 거니까, 어쩌면 트렌드에 따른 즉각적인 변화랄 게 없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자이크엔 작은 바가 있어서 커피와 같은 카페 메뉴를 준비하는 일도 하고 있다. 다만 '레코드샵에서 이런 것도 한다-' 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고, 이 곳은 무엇보다 음반이 가장 중요한 '음반 가게'이다. 음반 큐레이션에 많은 공을 들이고 신경을 쓰고 있는데 종종 레코드가 인테리어 소품처럼 여겨질 때는 힘이 좀 빠진다.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본다. 바이닐 문화가 20-30대에겐 생소할 수 있지 않나. 특별히 관심을 쏟지 않는 이상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도 아니고, 보통은 mp3 파일이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연상하는 게 더 익숙하니까. 그런데도 요즘 관심이 늘고 있다고 느낀다. 컴퓨터로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세대에게는 레코드가 신선할 수도 있겠다.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시간을 두고 봐야겠지.



    여전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계획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언제나 내가 생각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계획을 바꾸게 된다. 하고 싶은 건 있는데 상황을 지켜보면서 생각하고 계획을 고쳐 나가야 하겠지. 특별한 건 없고, 내가 붙잡고 하기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동안 만들어 놓았던 곡들을 정리해서 발매할 준비를 하고있다.

    모자이크를 오픈한 지 곧 1주년이 된다. 그 때 맞춰서 가평에 있는 본가에 좀 쉬러 가볼까 한다. 1주년 행사도 생각하고 있는데, 일단은 무엇보다 좋은 레코드를 가져오는 걸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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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사진: 금시원
    번역: 변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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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마리아나

    Interview: 마리아나

    21.05.17 / 668 view


    마리아나 @satangelista , Tattooist

    [Interview In English]

    작년 3월의 팬데믹 선언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당신의 일상과 작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처음 서울에 왔던 2019년 5월부터 팬데믹이 시작될 때까지 나는 학생으로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여름부터 타투이스트 일을 시작했고, 지금 살고 있는 집 겸 스튜디오로 이사 왔다. 처음으로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 산다는 것이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큰 변화를 줬다. 혼자 산다는 것, 나를 위해 요리를 한다거나, 매일 운동을 하거나, 친구를 초대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게 됐다.

    대체로 난 집에서 지내는 걸 즐기고 혼자 있는 것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문제는 밖에 나가고 싶어질 때 생긴다. 내 경우는 클럽에서, 매일 바깥에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대부분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다. 내 타투 고객 중 하나는 막 스무 살이 되어서 나이트라이프의 즐거움과 자유를 경험하는 데 매우 들떠 있었지만 이제 그럴 수 없게 됐다. 모든 게 이전 같을 수는 없을 거고, 젊은 세대의 경험 역시 마찬가지겠지.



    우리 역시 클럽이나 파티에 다닐 수 없게 된 것에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클럽에 가는 일이 그저 취하고, 춤을 추는데 그치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나는 그 이상의 무엇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작업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디제이들이 있고, 창작자의 영역에서 함께 일하게 될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즐거움이 있다. 이제 사람들은 끊임없이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영업제한, 제한된 파티의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한다. 이 모든 건 긴장을 풀고 그 순간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되고, 오히려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 

    그동안 내게 많은 즐거움과 기회를 줬던 사람들, 장소들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을 보는 건 착잡한 일이다. 우선은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여야겠지. 그저 수용하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그 다음 단계가 있다면 적응하는 것, 그리고 무언가를 실제로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안전하게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생각하고, 미래에 대해서 더 큰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무언가를 실제로 하는 일 역시 소중하니까. 다들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곤경의 시대에 우리는 서로를 도와야 한다.



    팬데믹 이전에 우린 주로 클럽이나 공연장에서 당신을 마주칠 수 있었다. 요즘엔 주말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사실 팬데믹 이전에는 매 주말마다 강박적으로 바깥으로 나갔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중요한 무언가를 반드시 놓칠 것 같았다. 아마 그런 활동이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것들을 줬기 때문이겠지. 그건 순수한 즐거움이었다. 내 친구가 언젠가, 클럽에서 만들어지는 어떤 종류의 우정은 그 밖에서는 전혀 이해 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는 누가 실제로 우리 곁에 있어주는지, 그리고 이렇게 만나는 게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연결될 수 있는 노력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나는 친구들을 내 공간으로 부르는 걸 좋아하고, 그들을 위해 요리하고, 이야기하며 함께 있어준다.
    나만을 위한 더 많은 시간 덕에 내가 뭘 필요로 하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됐다. 나는 요가를 즐기고, 매일 운동한다. 그리고 새로운 취미를 찾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처음 여기 왔을 때는 무엇이든 나가서 찾아보는 데에 열정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게 재촉하지 않는다. 나 자신에 대해 더 편안함을 느끼게 됐다.



    타투이스트로 자리잡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는지, 또는 다른 하고싶은 일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아직 어리고 더 많은 것들을 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으로서는 스스로를 타투이스트로 소개하는 것이 좋다. 모델 일도 가끔씩 하고 있는데 조금 부끄럽다... 어쩌면 경험을 통해서 자신감이 더 생길지도 모르겠다.
    나이트라이프 신Scene은 내가 디제잉을 배우게 된 것과 지금 하고 있는 일들에 영향을 줬다. 파티에서 뭔가를 제공하는 쪽에 더 큰 즐거움을 찾고 있는데, 곧 그럴 수 있길 바란다.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엄청 도와주고 있고 정말 고마운 일이다. 어쩌면 일 년 뒤 나는 낚시나 뜨개질에 빠져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즐거우니까.


    여전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계획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곧 모국으로 돌아가 잠시 지내야 할 것 같고, 한국에서 보냈던 시간을 돌아보고 싶다. 환경을 바꾸는 일은 아마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다주고 내가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아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지. 분명한 건 치유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몇몇 친구들이 러시아 언더그라운드 뮤직 신Scene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그들을 러시아와 연결해주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내 인생에 대한 큰 계획을 세우고 있진 않다. 예전에는 엄청 자세한 계획들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삶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 생각한다. 나는 작은 것들을 즐기는 데에 집중하고, 작은 목표들을 이루는 데에 노력한다. 예를 들어, 나는 원래 이곳에서 두 학기만 공부하고 러시아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살다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내가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한다. 이 곳의 내 또래 사람들은 스스로를 한 가지 일에 제한하지 않고 더 나은 스스로를 위해 끊임없이 애쓰는 데 정말 큰 자극이 된다. 

    한 가지 내 작은 목표는 마침내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워서 서울 바깥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는 일이다. 요즘 날씨가 그러기에 정말 좋다. 자연과 다시 연결되고 싶고, 하이킹을 떠나 덜 산업화된 곳으로 가고 싶다. 하지만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관심과 존재가 나를 얼마나 돕고 있는지 알고 있고, 나도 그들에게 더 강한 에너지를 주고 싶다. 내년에 여기서 살게 된 기념일에 잡지를 만들어 이곳에서 사람들과 나눈 기억을 기록하고 싶다. 만드는 일도 재미있을 것이고, 즐거운 시간을 다시 돌아보는 일은 정말 재미있을 거다. 나는 취향에 맞는 서로 다른 것들을 큐레이션 해 섞는 데에도 즐거움을 느낀다. 어쩌면 미래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주만물’과 같은 장소를 열 수도 있겠지. 그런 것이 나의 첫 번째 ‘큰 계획’이다. 

    아무튼, 더 좋은 상황을 기대하자.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까. 우리에겐 언제나 내일이 있고, 다음주, 다음달, 내년이 있다. 시간은 우리 것이고, 앞으로 더 나아지는 일만 남았다.





    인터뷰, 사진: 금시원
    번역: 윤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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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김종호

    Interview: 김종호

    21.05.13 / 495 view


    김종호 @13adtaste_ , Skater / Silkscreen Printmaker

    [Interview In English]

    작년 3월의 팬데믹 선언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당신의 일상과 작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확실히 요즘엔 일 외에 할 수 있는게 많이 없다. 밤에는 놀지 못하니까 낮에 친구들 만나서 보드타고... 그게 전부다. 그러다보니 스스로에게 좀 더 집중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 부산에 살다가 서울에 올라온 지 2년 정도 됐다. 아무래도 코로나 영향이 있어서 새로 사귄 친구는 거의 없다. 예전엔 파티도 많고, 보드 타면서도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부산에서는 클럽 아웃풋(output)의 오픈멤버로서 계속 일을 했었다. 이런 씬에서는 파티의 부재가 생각보다 영향이 큰 게, 음악이나 파티라는 컨텐츠 자체는 물론이고 각종 교류 역시 사라지게 되니 할 수 있는게 많이 없다고 느낀다. 

    서울 와서 살다보니 집 꾸미는데 관심이 많아졌다. 당근마켓을 엄청 열심히 하는데 판매보다는 주로 구매하는 쪽이다. 티크 원목 아이템을 갖고 싶어서 디깅을 엄청 했다. 책상, 소파, 테이블, 협탁, 스탠드... 다 잘 샀다. CD를 계속 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최근엔 오디오 컴포넌트도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해서 주말에 쉬면서 그걸로 음악을 듣는다.



    인터내셔널 옷의 프린트 작업을 담당하는 실크스크린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여기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나?

    이 공장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한 지 1년 조금 넘었다. 거의 코로나 터진 초반 즈음부터 시작한 거다. 사장 형 말로는 예전에는 훨씬 더 바빴고 거래처도 많았는데, 지금은 몇몇이 사라졌고 업무량도 줄었다고 한다. 예전에 부산에서 그래픽 위주의 내 브랜드를 운영하다가 사정이 생겨 그만뒀었다. 그래도 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었고 제품을 제작하던 경험이 있다보니 실크스크린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쪽 기술을 배워 일하다 보면 나중에 내 공장을 차릴 수도 있을 거다. 그러면 안정적인 수입도 생기고 남는 시간엔 내 브랜드의 옷도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공장을 찾아왔다.

    일은 재밌고 적성에 잘 맞는다. 실크스크린 판을 어떻게 제작하는지, 상황에 따라 어떤 잉크를 사용하는 지 등을 기술적으로 알아가다 보니 내 그래픽 작업을 할 때도 다양한 표현방식을 구상할 수 있게 된다.



    여전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계획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독립적으로 내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는데 5월부터는 웹사이트도 만들고 실크스크린을 이용한 그래픽 위주의 아이템을 만들어 작게나마 발매를 해볼 계획이다. 원래 좋아하던 Skate punk 그래픽 스타일로 옛날 록 밴드의 앨범 커버 등을 패러디해서 만들고 싶다. 디지털프린트(DTP)보다는 원색분해 실크스크린 프린트의 느낌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제작할 거다. 어쩌면 취미에 가까운 일일지 모르겠다. 그림을 만들고 프린트 해 걸어두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재고 부담 없이 팔려도, 안 팔려도 그만이란 생각으로 시작해 볼 거다. 고등학교 때 'BAD TASTE(고무인간의 최후)' 라는 영화를 봤었는데 언젠가 이걸 이름으로 꼭 쓰고 싶다고 생각해 일단 BAD LAB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를 등록해뒀다. 티셔츠 이외에도 컵 코스터나 쿠션, 샤(Screen Mesh)를 사용한 조명 같은 것도 구상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는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줬나?


    보드는 순전히 재미로 시작한 취미활동이긴 한데, 돌아보니 그래픽 작업을 하고 아이템을 만드는데 정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스케이트를 타는 건 물론이고 시간 날 때마다 계속 보게 되지 않나. 외국 스케이터들 보드 타는 영상이나, 스케이트 문화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작품들을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보드를 타기 시작한건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인데 실력 자체는... 아직도 Poser다(웃음).




    인터뷰, 사진: 금시원
    번역: 변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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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장상민

    Interview: 장상민

    21.05.06 / 3407 view


    장상민 @jang_sangmin_ , Designer / Brand Director

    [Interview In English]

    작년 3월의 팬데믹 선언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당신의 일상과 작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나는 여성복 브랜드 media (82)와 파우치 브랜드 heymisstata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직업 특성상 스스로를 트렌드에 계속 노출시켜야 하다 보니 클럽이나 파티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선 그게 어렵다 보니 감각이 둔해지는 건 아닌지 조바심도 들고 브랜드를 어떻게 운영해 나가야 할지 감을 잡는 게 어려웠다. 

    작년에 해외 팝업 이벤트와 바이어 미팅이 4-5개 정도 잡혀있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모두 취소가 됐다. 사람들이 메이크업을 잘 안하게 되면서 파우치 매출도 눈에 띄게 줄어 힘들었고 고민이 많았다. 이전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드는 게 우선이었지만 최근에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일지 더 생각해 보게 됐다. 요즘 바다나 하늘 등 자연 풍경 프린트가 많이 보이는데, 사람들에게 '힐링'이 필요한 건 아닌가 생각했다(웃음). 그러다 보니 이번 시즌에는 기존보다 밝은 컬러의 아이템도 준비하게 됐다.




    얼마 전 쿵푸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새로운 취미생활에 대해 듣고 싶다.

    원래 활동적인 편인데 팬데믹 이후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지 않았다. 그러다 집 근처 도장에서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쿵푸를 시작하게 됐는데, 정말 추천한다. 기를 모으는 연습을 많이 하는데 마음도 편안해지고 정신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동작이 느린데도 집중력 있게 근육을 사용해서 그런지 지구력도 생기고 운동 효과가 생각보다 컸다. 


    화가인 남자친구가 일본에 있는데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해보고 있다. 이번에 책도 같이 만들었는데, 미래에 우리가 만나게 됐을 때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내가 매일 이야기한 것을 남자친구가 그림으로 그렸다. 또, 팬데믹 상황에서 장거리 연애를 하는 사람들을 그린 'Face Time Love'라는 책도 출간했다. 최근에는 남자친구가 일주일에 한 번씩 네일아트 도안을 그려서 보내주면 내가 내 손톱에 똑같이 그리고 있는데, 이것도 책으로 낼 생각이다. 덕분에 네일아트 실력이 많이 늘었다(웃음).






    여전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계획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파자마 제작 프로젝트를 남자친구와 함께 계획하고있다. 내가 패브릭을 다루고 있으니까 지금 상황에 가능한 것들을 이것저것 제작해보자는 취지에서 최근 베개, 이불도 만들어봤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여전한 시점이지만, 이제는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 나 역시 5월에 일본의 두 곳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게 됐다. 내가 물건을 보내면 샵에서 판매를 해주는 식인데, 이렇게 진행한 건 처음이라 사실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움직여야 하기에 추진 중이다.


    경제적으로 빠듯해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리서치도 많이 하게 됐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 늘 압박감을 느끼면서 바쁘게 일해왔는데 최근에는 그게 좀 덜하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보다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다.





    작업실 벽에 붙은 저 종이는 뭔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지인들과 마피아게임에 미쳐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꼭 모여서 마피아게임을 했다. 일본에서 하는 마피아게임은 훨씬 더 복잡하고 디테일하다. 어플도 있고 명찰도 달고, 정말 밤을 새면서 다들 엄청 집중해서 한다. 그 영향으로 게임 멤버들과 같이 입을 티셔츠까지 만들었는데 멤버들은 아직 모르고 있다. 다음 게임 날짜를 잡으려다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행정명령 때문에 결국 무산됐는데 언젠가 또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인터뷰, 사진: 금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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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Wreck 곽경륜

    Interview: Wreck 곽경륜

    21.04.27 / 712 view


    Wreck 곽경륜 @wreckpack, Illustrator / Skater



    [Interview In English]

    작년 3월의 팬데믹 선언 이후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당신의 일상과 작업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생활이 크게 바뀌진 않은 것 같다. 원래도 밖에 나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스케이트보드를 11년 정도 타다가 4-5개월 전부터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집 안에서 그림만 그리고 있다. 근데 이렇게 지내는데 큰 불만은 없다. 하나 불편한게 있다면 외국 여행을 못 나가는 건데, 요즘 인스타그램 DM 같은 걸로 외국 친구들이랑 교류나 작업을 충분히 하고 있어서 괜찮다. 근데 가끔 클럽에 진짜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음악 크게 듣고 친구들하고 놀고, 그런게 가끔 그립다.



    그림을 보면서 왠지 하드코어 정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사실 레이브 음악은 잘 모른다. 템포가 엄청 빠른 음악을 잘 못 듣는다. '다다다다' 이런 거. 근데 디깅 하다가 어떤 레이브 플라이어를 봤는데, 그림이 존나 멋있었다. 그래서 '이게 뭐지?' 하고 찾다 보니까 1990년대 레이브 플라이어, 레이브 아트라고 하더라. 그 뒤로 이런 것들을 아카이브 해 둔 홈페이지도 많이 찾아보고 있다.  


    우린 당신의 'Deadly Hands Zine'을 보고 한 눈에 반해 곧장 작업을 의뢰했다.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한 게 불과 4-5개월 전이라는 게 놀랍다.  

    사실 나는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는데 지난 11년 정도 그림을 아예 안 그렸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 엄청 그리고 입시미술 해서 대학에 갔는데 완전히 재미가 없었다. 스물네 살 때부터 갑자기 보드에 빠져서 보드만 계속 탔다. 내가 하고 있는 브랜드 '데드 맨 콜링(Dead Man Calling / DMC)'에 필요한 그래픽은 가끔 만들었어도, 연필이랑 펜으로 하나의 그림을 그렸던 일은 진짜 없다. 그러다 한 번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스케이트보딩은 신체로 하는 거고 늙으면 보드를 못 타지 않나. 그래서 '이걸 평생 탈 수는 없으니까 돌파구를 찾아야겠다' 싶어서 작년부터 지금까지 4-5개월 정도 그림을 진짜 엄청 그렸다. 

    오래전에 입시미술을 할 때는 인체도 딱딱 맞아야 되고 원근감 같은 것도 다 맞춰야 되고, 나는 그렇게 배웠다. 이게 알게 모르게 대학 때까지 몸에 남아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림에 더 자신이 없었고. 근데 다시 그림을 그려봐야겠다고 생각한 뒤로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방식대로 표현을 하니까 그림이 막 술술 나오더라. 머릿속에 있는 완성된 그림을 손으로 그리기만 하면 되는 그런 느낌? 연필 다시 잡은 게 그때, 딱 4-5개월 전이다. 그 이전에는 DMC 옷 만들 때도 다 컴퓨터로 했다.



    여전히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계획하고 있는지 듣고 싶다.


    그냥 앞으로의 바람을 얘기하자면, 지금처럼 그림 계속 그리고 외국 친구들하고 교류 많이 하고, 지금 데드 맨 콜링(Dead Man Calling / DMC)하는 것도 예전이랑 다른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 처음 DMC 시작할 때 보드를 한참 타고 있었고, 그게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자연스럽게 스케이트보드 브랜드라고 말을 하고 다녀서 사람들도 그렇게 알고 있다. 근데 'DMC는 스케이트 브랜드' 라는 타이틀은 이제 버리려고 한다. 더 나아가서 내가 좋아하는 문화, 그래피티나 타투, 스케이트보드 같은 것들을 다 다루고 싶다. 내가 만드는 것들과 관련이 있거나 잘 어울릴 것 같으면 이 사람과도 해보고 이 옷도 해보고, 그런 식으로 말이다.



    이제 레이브 뮤직도 듣게 됐나?


    한번 들어는 봤다. 레이브 아트웍을 보다 보면 내가 그리는 이미지들처럼 껄렁하고 옷도 크게 입고, 그런 느낌이 있지 않나. 그래서 궁금해서 들어봤다. 이게 뭔 음악인가. 근데 나는 잘 못 듣겠더라(웃음). 약간 제 정신으로는 들을 수 없는 음악인 것 같다, 확실히.



    인터뷰, 사진: 금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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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INTL.MIX 6. MATRIX3K

    THE-INTL.MIX 6. MATRIX3K

    21.01.08 / 538 view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Matt 또는 Matrix3k라는 이름으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활동하고 있는 디제이다. 

    처음에 우리는 당신을 모델로서 알게 됐다. 작년 여름 서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짧은 시간이었지만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디제잉과 바이닐 레코드 콜렉팅에 대해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약 2년 전, 서울에서 알게된 Ashlynn이라는 친구를 통해 디제잉을 접하게 되었다. 그가 가져온  작은 디제이 컨트롤러 장비에 나는 단숨에 매료됐다. 내가 처음으로 레코드를 디깅하러 간 곳은 암스테르담의 대표적인 스토어 '러시아워(Rush Hour)'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 백장에 달하는 12인치 판들을 보고, 듣고, 수 많은 아티스트들의 스타일과 사운드를 느끼는 모든 과정이 나에게 굉장히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로 한 바르샤바의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 커뮤니티의 모습이 궁금하다. 현재 당신이 속해있는 레이블 'ORBITRAXX'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바르샤바는 나에게 정말 특별한 도시다. 유럽 신(Scene) 안에서는 다소 과소평가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바르샤바에는 진짜 언더그라운드를 다루는 수준 높은 클럽과 파티들이 많은데, 이는 폴란드가 1989년까지 소련 체제에 속해 있었고 그 이후에야 천천히 서구 문명이 녹아들어 오면서  베를린이나 암스테르담과 같은 도시보다 클럽의 상업화가 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속해 있는 파티 콜렉티브 'ORBITRAXXX'가 바르샤바가 가진 날것의 느낌과 '올드스쿨 언더그라운드'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수 있겠다. 우리는 바르샤바의 다양한 장소를 옮겨 다니며 파티를 진행하고 있고, 트랜스와 올드스쿨 테크노 음악을 중심으로 플레이 하고 있다. 지난 여름 동안 몇 번의 야외 파티와 두 번째 ORIBITRAXXX 이벤트,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클럽 Jasna1에서 몇 차례 좋은 파티를 가졌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두 번째 봉쇄령(Lockdown) 이후로 클러빙 신(Scene)은 거의 사라져버린 상태이다.



    직업이 모델인 만큼 아무래도 다양한 도시와 국가들을 방문해 봤을 것 같다. 당신에게 레코드 디깅을 하기에 가장 좋은 도시는 어디였나? 디깅 패턴이나 도움이 될만한 팁이 있다면 알려달라.


    음, 바르샤바라고 대답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이곳의 테크노 신(Scene)은 크지 않고 괜찮은 레코드 스토어가 한 곳 뿐이라 질문에 대한 대답은 서울과 도쿄 중에 골라야 할 것 같다. 서울에는 놀랄 만큼 쿨한 레코드 스토어들이 꽤 있는데다 이들이 한 지역에 모여 있어 무척 편리했다. 내 디깅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특별히 고정된 방식은 없고 테크노나 일렉트로, 게토 장르가 있는 곳이라면 찾아가서 눈에 띄는 것을 찾을 때 까지 파고드는 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알고 있는 레이블이나 아티스트를 기준으로 하기도 하고 관심을 사로잡는 이름이나 표지 디자인이 있으면 꺼내 들어보는 식이다. ¯(ツ)/¯


    이번 믹스에 대해서 설명 해달라.


    내가 클럽에서 틀 법한, 정말 에너지가 강한 트랙들을 믹스했다.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오래된 트랙들,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들, 그리고 새로운 트랙들을 골랐다!

      

    2021년의 계획이나 다짐이 있다면?


    아무래도 팬데믹 사태 때문에 올해에 대해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현재 첫 앨범(LP)을 준비하고 있다. 앨범에 대한 얘기를 더 자세히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웃음).

    MATRIX3K's Facebook Link: https://www.facebook.com/matrix3k 




    Translation by Closet 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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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INTL.MIX 5. VIOLET

    THE-INTL.MIX 5. VIOLET

    20.10.17 / 539 view

    작년 보일러룸 서울 이벤트에서 인상 깊은 공연을 선보였다. 우리도 현장에 있었고 덕분에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당시의 소감이 궁금하다.


    정말 고맙다. 그런 말들은 나에게 정말 의미가 크다. 서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하고, 관중의 열정과 개방적인 태도가 내 마음가짐까지 즐겁고 사랑에 가득 차게 만들어 분위기를 즐기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한다. 파티를 준비한 주최 측도 무척 친절했고, 놀라운 플레이를 선보인 다른 디제이들과도 이벤트 이후 잠깐이나마 어울릴 수 있어서 좋았다. 백 스테이지에 있던 한 사람은 내 앨범을 갖고 와 사인을 부탁하기도 했는데, 마음을 아주 따뜻하게 해준 귀여운 순간이었다.


    보일러룸 이벤트를 위해 서울에서 머물렀던 시간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너무 많은데, 제일 좋았던 순간 중 하나는, 어느 점심에 클로젯 이(Closet Yi)와 함께 수프(부대 찌개)를 먹은 것이었다. 단언컨대 그 수프는 나에게 종교와도 같다.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생각한다. 이 곳 리스본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종종 이야기하게 만드는 맛이었다. 솔직히 모든 식사가 훌륭했는데, 두 번이나 즐긴 한국식 바비큐도 잊지 못할 것이다.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SCR) 스튜디오에서 플레이를 하면서 클로젯 그리고 보울컷(Dj Bowlcut)과 함께한 시간들도 재밌었다. 그 때 보울컷이 선물해 준 피카츄 인형은 지금 내 방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보일러룸 이벤트 당일 민영(Mignon)의 가방과 내 티셔츠에 서로의 사인을 남겼던 순간도 꽤 멋졌다. 나원(Naone), 클로젯과 함께 라인 스토어에서 귀여운 소품들을 쇼핑할 때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공연 당시 독특하게도 테크노부터 거의 힙합까지 플레이하며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이번 THE-INTL.MIX를 위해서는 어떤 음악들을 골랐는지 궁금하다.


    정확하다! 그날은 레이버들을 감정의 롤러코스터에 태우고 이리저리 움직이게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정말 특별한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퍼커션 전개, 사운드 디자인 측면에서 파격적인 신디사이저 소리, 그리고 감정을 고조시키는 아르페지오 라인들이 돋보이는 트랙들을 플레이했는데 꽤 밝은 믹스라고 생각한다. 나의 레이블에서 새로 발매한 Naive Compilation 앨범에 수록된 곡들도 포함시켰다. Maria Amor, Gag Reflex and Russell E.L. Butler의 곡들, Jasmine Infiniti, Azu Tiwaline, Truss 등 내가 애정하는 프로듀서들의 신곡 혹은 옛 트랙들도 섞여 있다.


    당신의 그런 예술적인 면모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궁금하다. 


    내 안에서 예술가인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속한 이 ‘시스템’과 학교에 대한 거부감, 은퇴할 때까지 하루 8시간씩 직장에서 일하면서 살고 싶지 않았던 의지가 나를 여기까지 이끈 것 같기도 하다. 한 편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기도 했고, 글쓰기나 그림 그리기, 나중에는 사진에도 관심이 깊어졌다. 나는 삶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무언가를 실험하고 즐기길 원하는 편이다. 이것이 예술의 좋은 자양분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은 사람들에게 DJ로 잘 알려져 있지만, 레이블 '나이브(Naive)'의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간 DJ 투어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바빴을 텐데, 이에 더해 다른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세상에 내놓는 원동력은 어디서 오는지 궁금하다.


    곡들을 발매하는 건 항상 흥미롭고 재밌는 일이며 나에게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나이브(Naive)는 그 일을 독립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친구들과의 우정을 바탕으로 변화무쌍한 음악적 접근과 즉흥적 시도들이 더해진 작업물을 선택해 발매한다. 나이브(Naive)의 모든 음반은 나의 친구들이 만든 것이고 이들의 음악은 나를 흥분시켰거나 감동을 줬다.

    당신의 팬들에게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나이브(Naive)의 앨범이 있다면 알려달라.


    최근에 나온 컴필레이션 앨범을 먼저 소개하고 싶다. 모든 수익금을 반인종차별 운동을 지원하는데 기한 없이 기부하며, 나이브(Naive)와 나이비티(Naivity)에서 음악을 발매한 아티스트들이 거의 전부 참여한 프로젝트이다. 나에게 정말 소중한 곡들이 수록돼 있고, 최근 내가 가장 좋아하는 트랙들도 포함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나이브(Naive)와 나이비티(Naivity)에서 발매한 음반들은 모두 내가 가장 아끼는 것들이기 때문에 하나만 꼽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지막 질문이다. covid-19의 유행으로 인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이 새롭게 발견한 음악이나 신Scene 안에서의 움직임 중 우리와 공유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음악적으로는 요즘 브라질 쪽을 끊임없이 파고들고 있다. 최근에 상파울루에 있는 토르멘타(Tormenta)라는 레이블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알게 됐는데 멋진 곡들이 정말 많다. 화이트 프라타(White Prata)라는 아티스트의 트랙은 정말 기가 막힌다. 상파울루의 바스케즈(Vasquez) 또한 정말 좋아한다. 리스본의 아티스트들 중에서는 트러블 메이커 레코즈(Trouble Maker Records)의 성과에 감탄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특정 장르로 규정할 수 없다는 점이 오히려 더 멋지게 다가온다. EP 'Dina de Brava'를 발매한 리스본 아티스트 대니카스(Danykas)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와 새틀라이트(Satélite)가 협업해 만드는 곡들 중 흥미로운 것이 많다. 


    Translation by Closet 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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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INTL.MIX 4. NAONE

    THE-INTL.MIX 4. NAONE

    20.05.27 / 771 view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몇 개월 전 암스테르담으로 거취를 옮겼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 무척 반갑다! 암스테르담에는 올해 초 워킹 홀리데이로 왔다. 그래서 음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지내고 있다. 락다운Lockdown 전에는 매 주말마다 파티에 가곤 했었는데, 요즘엔 모두가 그렇듯이 거의 집에만 있다. 운 좋게도 집에 스튜디오가 있어서 전보다 더 음악 작업도 많이 하고, 밤새 디깅하며 이것저것 듣는 시간도 많아졌다. 그리고 간간히 들어오는 믹스셋이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DJ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하고 싶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뭐였는지? 아침 메뉴는?


    부쩍 직접 요리해 먹는 날들이 늘어났다. 오늘 저녁은 한국음식을 처음 먹어보는 친구에게 떡볶이랑 양념 치킨을 만들어 주었다. 레시피는 레전드 백종원 선생님 버전을 참고했는데, 강력 추천한다! 특히 양념치킨. 서울이 너무나 보고 싶어지는 맛이었다. 아침에는 쓰디쓴 커피만 마셨다.


    서울에서 DJ 커리어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암스테르담에서의 생활이 당신의 디제잉에 미치는 영향이 있나?


    좋아하는 사운드는 이사오기 전과 별다른 변함이 없다. 난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Cosmic한 Trance와 Techno에 푹 빠져있는데, 암스테르담에 이런 판들을 취급하는 레코드샵이 많다. 90년대에 여기서 유행한 Dutch Techno 음반도 넘쳐난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가까운 곳에서 자주 접할 수 있어서 라이브러리에는 확실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진정한 덕후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집에만 있어서 그런지 댄스음악보다는 Downtempo와 Trip-hop도 많이 듣게 된다.


    사실상 파티와 클러빙이 중단된 지금, 암스테르담의 뮤지션들은 어떻게 음악을 듣고 공유하고 있나? 그곳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대부분 곡 작업을 더 하고, 디제잉은 팟캐스트, 라디오나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서 스트리밍하면서 지내는 것 같다. 아예 잠수를 타버리는 사람들도 몇 보이더라. 클럽들이 모두 일시적으로 문을 닫고 여름에 예정되었던 페스티벌들도 대부분 내년으로 미뤄져서, 아마 내년 쯤에야 정상화 될 것 같다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여기 친구들에 의하면 암스테르담의 여름 파티와 페스티벌들은 최고라고 하는데, 올해는 놓치게 되어서 다들 슬퍼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내가 제일 슬프다.


    반대로 그쪽에서 봤을 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일어난 예술적 활동 중 최근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최근 한국에서의 움직임에서는 서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나의 C’est Qui DJ파트너 Closet Yi의 멋진 도약이 도드라진다 (릴리즈 축하해요)! 그리고 그녀가 속해 있는 Honey Badger Records 의 컴필레이션 음반 HBRTRX Vol.3이 인상깊었다. 음악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지만 무언가 하나의 지향점에 수렴하는 듯한 느낌이다. 영Young하면서 진지한 태도도 좋고, 소속 메인 아티스트들 (보스맨 JNS, 소주친구 Mignon, 동갑내기 Sojeso, 시스터 Closet Yi!) 이 다 내가 너무 애정 하는 사람들이라 가장 기대가 되고 응원하고 있는 레이블이다.

    믹스테잎에 대해 소개해달라.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트랙이 있다면?


    이번 믹스테잎은 내가 좋아하는 90년대 및 2000년대 초반 Trance 트랙들을 중심으로 플레이 했다. 템포에도 많은 변화를 줘보았다. 믹스테잎은 클럽 플레이와는 다르게 템포나 곡 구성을 더 다양하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곡 세곡은(등장 순으로) : 요즘 많이 듣는 90년대 Downtempo Trance 트랙인 Zero One - Trust (Analogue Mix), 러프한 베이스라인과 간드러지는 퍼커션이 찰 지게 어우러지는 Closet Yi - Basalt (玄武岩), 곧 발매 예정인 EP중 가장 Emotional해서 좋아하는 곡인 S.O.N.S & Naone - Separate Ways.



    S.O.N.S와 작업한 EP ‘Separate Ways’가 얼마전에 발매되었다. 앨범 작업기를 짧게 들려줄 수 있나?


    S.O.N.S와는 디제이 동료이자 동네 친구 (Shout out to 보광동!) 였다. 2018년 후반부터 2019년 여름까지 그의 스튜디오에서 음악 캠프에 간 것처럼 EP작업에 열중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내가 TB-303을 그의 친구를 통해 구매하고서부터 였다. 예를 들면 위에 언급한 Separate Ways라는 곡은 내가 303으로 베이스라인을 만들고, 그의 스튜디오에 들고 가서 나머지 요소들을 추가해서 완성하는 식이었다. 악기를 다 공개할 순 없지만 그는 멋진 하드웨어 장비들을 많이 가지고있다. S.O.N.S의 사운드를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고 뮤지션으로서 너무 존경하는 친구여서, 같이 작업할 수 있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Emotional Trance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게 돼서 마치 '유레카' 같은 경험이었다.


    Translation by Closet Yi



    SETLIST:

    Tuu - House of the Waters zerO One - Trust (analogue mix) Source Experience - Synaesthesia Closet Yi - Basalt (玄武岩) CJ Bolland - Mantra ? ? Dance 2 Trance - We Came in Peace Vulva - Kellogg’s Corn Circles Call Super and Parris- Chiselers Rush Paddy Free - Lali Photek - KJZ A Positive Life - The Calling Asura - They Will Come Naone & S.O.N.S - Separate Ways Bochum Welt - Extra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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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INTL.LIVE : 2020. 4. 18-19. Sat-Sun. PM 2:00-6:00(KST)

    THE-INTL.LIVE : 2020. 4. 18-19. Sat-Sun. PM 2:00-6:00(KST)

    20.04.16 / 566 view



    The Internatiiional is on Mix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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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INTL.MIX 3. ROMY MATS

    THE-INTL.MIX 3. ROMY MATS

    20.02.10 / 758 view


    Romy Mats가 어떤 디제이인지,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나는 도쿄에 기반을 두고 있다. 2017년부터 최해 온 파티 ‘Kaitai Shinsho(解体新書)’를 시작으로 파티 기획자이자 프로모터로 활동해오고 있다. 디제잉을 할 때는 주로 최면적이거나 사이키델릭한 Techno, UK Bass, 빠른 템포의 Electro나 Breaks, 거칠고 노이지한 EBM, 아프리카나 중동 지역의 영향을 받은 사운드, 그리고 더 실험적이거나 Leftfield적인 요소가 있는 음악을 플레이 한다. 내 스타일은 이런 장르의 음악을 자연스럽게 믹싱하는 데서 나오는 것 같다. 종종 House, Disco 트랙들도 플레이하지만 요즘은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다. 커리어가 상대적으로 길지 않고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큰 기획의 파티에서의 좋은 기회가 많았다. DJ Nobu의 Future Terror 파티, Rural Festival, 도쿄에서의 보일러룸 파티, Contact Tokyo의 메인 플로어 플레이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삼아 성장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Kaitai Shinsho(解体新書)’ 라는 이름의 파티를 기획하고 있다. 일본 에도 시대 번역 의학서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신이 기획하는 파티의 이름으로 사용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실제 ‘해체신서(Kaitai Shinsho, 解体新書)’는 1774년 겐파쿠 스기타 Genpaku Sugita 라는 의학자에 의해 쓰인 일본 최초의 서구 의학 번역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책은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의학 서적들을 일본어로 번역하고 주요한 부분만 재구성해 만든 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발상이 현재 일본의 전자음악 / 댄스 음악 신(Scene)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신(Scene)이 단단한 정체성과 역사를 갖고 있지만, 이런 특성의 많은 부분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주변 세계의 다양한 전자음악을 수용하고 소화한 데에서 기인했다고 믿는다. 신(Scene)의 작은 부분일지라도, 나조차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전자음악을 세계 곳곳에서 찾고, 해외의 훌륭한 디제이와 프로듀서들을 일본에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나. 이런 상황이 옛날 겐파쿠 스기타가 저술 활동을 했던 배경과 유사하다고 느끼고, 그 결과로 ‘해체신서(Kaitai Shinsho, 解体新書)’라는 책이 탄생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이름을 결정한 큰 이유지만 사실 처음부터 이 이름이 번뜩 떠올랐던 것은 아니었다. 3년 전 이 파티를 시작했을 무렵, 파티를 함께 시작한 VJ Camel(aka Akio Oda)과 이름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었다. 당시 우리는 수많은 파티들에 묻히지 않을 만한 강력한 이름을 찾고 싶었고 오랜 논의 끝에 일본어의 한자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많은 단어와 표현을 후보로 나열한 끝에 ‘解体新書(Kaitai Shinsho)’가 등장했고, 의미적 측면도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파티의 이름으로 가져가기로 정했다.


    올해로 3주년을 맞이한 이 파티의 지난 시도들을 자평해 본다면?


    분명한 성과들을 달성했다. 파티를 구성하면서 ‘Kaitai Shinsho(解体新書)’의 개성을 유지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쏟았고 여러 과제를 극복해낸 덕분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꾸준히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Contact Tokyo에서 열린 ‘Kaitai Shinsho(解体新書)’ 3주년 파티에서 시작 즈음에 VJ Camel과 축배를 들면서 했던 얘기인데, 3년 전 파티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큰 공간에서 기념비적 파티를 하게 될 줄 몰랐었다며 소감을 나눴다. 하지만 여태까지의 우리의 노력을 미루어 본다면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또 한편으로는 ‘Kaitai Shinsho(解体新書)’ 파티가 오늘 존재하고 있는 이유는 수많은 사람이 우리를 지지해 주고, 또한 Mars89, Saskiatokyo, Albino Sound, k_yam, 그리고 HELKTRAM 같은 훌륭한 로컬 아티스트들이 우리 파티에서 음악을 플레이해 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겸손해지려는 것이 아니라 사실 그대로다. 아무리 감사해도 충분하지 못하다. 다시 돌아가서, 지금부터 나아가야 할 길이 멀고도 멀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들에 도전할 것이다.





    디제이/프로모터 활동 이전부터 매거진 'Higher Frequency' 의 편집장으로서 음악 저널리스트로 활동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삶에서 전자음악 혹은 댄스음악이 이렇게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나는 트랙을 만드는 프로듀서는 아니지만, 전자음악은 분명히 내 삶을 바꿔 놓았다. 청소년기 때부터 전자음악을 들어왔고 지금까지 변함없는 점은 이 음악이 늘 내 가슴을 뛰게 하고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 Alternative Rock과 Indie Rock을 엄청나게 찾아 들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발매되는 새로운 앨범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전자음악에 깊이 빠져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전자음악이 Indie Rock을 천천히 잠식해 가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전자음악이 앞으로 Pop, Rock, Rap 등 현대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선구적인 위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관점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내가 가진 삶의(혹은 내 활동들의) 원동력은 전자음악으로부터 뭔가 새로운 것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나온다.


    최근 방콕, 타이페이, 하노이, 서울 등 아시아의 다양한 도시에서 공연을 한 소식도 들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은 무엇인가?


    어느 도시에서 공연하든 그건 도쿄와는 완전히 다르고(댄스플로어와 댄서들의 분위기, 사운드의 느낌, 내 마음가짐), 그렇기 때문에 항상 즐겁다. 작년에 가장 재밌었던 공연은 11월에 있었던 방콕의 Safe Room, 8월의 타이페이 B1에서의 플레이였다. 물론 내가 음악을 플레이하는 것이 재밌을 뿐만 아니라, 그곳의 현지 디제이들을 만나 그들과 소통하고, 프로모터들, 손님들과 이야기하며 각 신(Scene)에 대해 배워 나가는 매력도 있다. 실제 현장에 가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경험을 더 많이 하고 싶은 의지가 내가 계속 밖으로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2020년에는 도쿄와 아시아 도시 간의 교류 프로그램을 시작해 나갈 것이고, 이를 통해 아시아 댄스 음악 신(Scene)의 매력을 계속 알아가고 나아가 우리 모두의 역량을 기를 기회를 만들고 싶다.


    믹스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 믹스를 어떤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지?


    작년 7월 Contact Tokyo에서의 플레이 실황을 그대로 녹음한 믹스셋이다. 처음 절반 정도 동안은 리듬을 잡아가는데 조금 낯설고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더 최면적인 Techno풍이 짙어진다. 구성이나 흐름이 꽤 공격적이기 때문에, 누군가 기분을 띄우고 싶을 때 찾게 될 만한 믹스였으면 좋겠다.



    Translation by Closet Yi



    SETLIST:

    Parrish Smith - L'Importance De Doute

    Sleep D - Shark Tempo

    Struction - Seel

    Locked Groove - Eden feat. Stella (Prequel Tapes Remix)

    Rhyw - Biggest Bully

    Szare - Sink Hole

    Call Super - The Mess

    Kr!z - Salvation

    Oliver Rosemann - Intermediate World

    Yogg - Close Enough

    Schiari - A Far Vision

    Nobusawa - Raspberry

    Peter Van Hoesen - Second Hologram Rose

    Objekt - Runaway

    PTU - 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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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INTL. 2 Year Anniversary: NTS Live from Seoul

    THE INTL. 2 Year Anniversary: NTS Live from Seoul

    19.07.19 / 668 view





    NTS broadcasts live from our 2 year anniversary pop-up at Heights. in Seoul. Photos by 40jin



    Closet Yi is a DJ, producer and one half of the lady duo C'est Qui.


    Selections courtesy of local selector and producer, Seiryun.

    Co-Owner of Clique Records and running both Daehan Electronics and Braindance Records. Whilst usually going across genres, this mix is rather straight forward with some dubbed out minimal techno to more colourful cuts. Tracks that make you wanna stay out late.

    Seoul based, Seesea plays a type of hardcore, bass and techno music called comprised of techno, acid, Korean trot, gabber, mental, makina, donk and speedcore. This mix includes ADM (Acid Dance Macha) which sounds like a highway driving all over the world.

    Joreng the rice cake is a Berlin-based Korean sound artist melding ambient and sound collage genres with techno, trance, IDM, and drum & bass.

    DJ Bowlcut is a South Korean DJ / Producer whose love for music saw him develop from an award-winning turntablist to one of Seoul’s most prominent champions of energetic house, euphoric breakbeats, dubby leftfield techno and forward-thinking bass music. His live set is heavily inspired by 90s turntablism with many samples and found sounds. This set sees him play a live mix of self-productions in the style of DIY house, techno, breakbeats and ambient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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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INTL.MIX 2 - N.O.S. (aka Nitrous Oxide Systems)

    THE-INTL.MIX 2 - N.O.S. (aka Nitrous Oxide Systems)

    19.06.25 / 767 view


    [Interview in English] 본인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N.O.S.는 2018년 3월 도쿄 하우스 신(Scene)에 등장해 빠르게 성장하며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DJ이자 프로듀서인 Frankie $, KAZUHO, k_yam, 그리고 비주얼 디렉팅을 맡고 있는 Kenchan, 네 사람이 N.O.S.의 구성원이다. 우리는 도쿄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지리적 경계를 두지 않고 일본 내외를 넘나들며 미래 음악의 다양한 갈래를 연결해 나가고자 한다. N.O.S.는 음반 레이블이자 패션 라인일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호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2013년 경부터 떠오른 하우스 음악 문화의 불씨를 이어받아 언더그라운드 레이브 정신을 이어나갈 파티이자 플랫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Denis Sulta, Randomer, DJ Seinfeld, Baltra, Shall Not Fade Crew, D. Tiffany, Asquith, Fede Lng, Deejay Astral, DJ Bowlcut, Miley Serious의 일본 내 이벤트를 주최했고,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를 일본으로 초대하는 등 여러가지 이벤트와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들을 도쿄의 댄스플로어에서 서포트 해오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댄스 음악 신 내에서 최근 N.O.S.와 같은 새로운 크루들이 보이는 행보가 인상적이다. 일본 내 라인업에서 N.O.S.의 이름을 자주 접할 수 있고, 해외 아티스트들과의 이벤트 역시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크루의 이름을 건 이벤트를 콘트라 Contra와 피스틸 Pistil에서 기획하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를 자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N.O.S.는 이제 갓 일년을 넘긴 크루지만, 짧은 시간동안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일본 내외를 합쳐 총 여덟 차례의 행사를 진행했다. 우리는 단순히 해외 아티스트를 섭외해 파티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레이블로서의 진전을 만들었고 그동안 핵심 멤버들이 4개의 음반을 발매했다.

    파티를 주최할 때는 라인업, 투어 매니지먼트, 비주얼 아트워크와 티셔츠 협업 작업 등 모든 것에 많은 생각과 노력을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다각도의 노력을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있고, 우리는 각각의 파티와 트랙 발매를 통해 우리 브랜드가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의 플레이에 대해 말해보자면, 우리는 한국 클럽 신(Scene)의 성장이 우리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속한 아시아 지역 전체에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느낀다. 지금까지 서울의 다양한 디제이들, 특히 Contra와 Pistil을 중심으로 DJ Bowlcut, Shins, C'est Qui, JNS, Airbear, Jesse You, Seohyun, Kino Kino와 같은 이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는 큰 영광이고 동시에 엄청난 영감을 주었다. 풍부한 개성을 가진 이 DJ들과 우리가 비슷한 음악적 비전을 공유한다고 느끼고 있고,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

    한국에서의 인연과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초에는 도쿄에서 인터내셔널이 주최한 Rave Age 2 Tokyo 파티에 참여할 수 있었고, 클럽 Circus에서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와 협업해 라이브 스트리밍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식의 협업을 계속 진행함으로써 서울과 도쿄의 한계를 넘어 더 나아가고자 한다.



    멤버들이 공유하는 음악적 바탕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줄 수 있나? 각 멤버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한 크루에게 영향을 준 다른 아티스트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우리는 거의 모든 종류의 음악을 듣고 매일 새로운 음악을 찾아 다닌다. 광범위한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영국의 댄스 문화, 하드코어 정글과 레이브 뮤직의 계보에서 파생된 모든 것에 호의적이며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 반면 지금까지 레이블(N.O.S.)이 발매해 온 결과물은 댄스플로어보다는 멤버 개개인에게 초점을 맞췄다. 사실 많은 트랙들이 클럽에서 플레이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기보다 멤버들 개인의 삶에서 발생했던 일련의 사건들이 계기가 되어 제작됐다.



    N.O.S.를 결성할 때부터 멤버들이 꾸준히 공유해온 신념이나 뚜렷한 목표가 있나?


    처음부터 우리는 무엇이 됐건 단순히 파티를 기획하는 것 이상을 시도하길 원했다. 우리 멤버들은 모두 옷에 대한 관심 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DIY 정신을 활용하면 재밌는 것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현재까지 음악과 패션 두 분야 모두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활용해 더 넓은 관객층에게 우리의 활동을 알릴 수 있었다. 이렇게 더 넓은 층의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은 우리의 가장 큰 목표이다. 우리의 활동을 단순히 도쿄 안으로만 제한하고 싶지 않다.



    시부야의 클럽 wwwb에서 인터내셔널이 주최했던 지난 Rave Age 2 Tokyo 파티에 참여해 Dj Nozaki, Licaxxx, CYK, Shins and Airbear와 함께 플레이했다. 특히 N.O.S.는 CYK 크루와 함께 백투백(b2b)형식으로 공연을 진행한 모습이 한편으로는 라이벌 매치처럼 보였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 날의 감흥이 궁금하다.


    그날 밤은 굉장히 특별한 기류가 흘렀다. 인터내셔널의 티셔츠가 이미 도쿄에 소문이 나있던 터라 평소 이상의 흥분된 분위기가 행사를 둘러싸고 있었다. 디제이 라인업도 최상의 조합이었다. 전체적인 흐름이 환상적이었고 각각의 디제이들 역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 CYK와 우리는 친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대결''의 구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모두가 함께 플레이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CYK가 평소보다 훨씬 강력하고 댄서블한 셋을 선보였다는 점, 특히 Nari가 끝을 향해 가면서 정글 트랙들을 하나 둘 꺼내들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행사를 기획한 Moriura 씨와 인터내셔널 팀은 그날 밤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가까운 미래에 이런 기회를 다시 한 번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믹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특별히 고른 트랙들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고 순서를 배열하는데 특별한 컨셉이나 음악적 기준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Frankie $: 영어 표현중에 'Raving mad' 라는 구절이 있다. 90년대의 'Rave' 또는 하드코어 정글 음악 정신의 전통적인 의미를 다소 고집스럽게 따르는 곡들을 선택하는 동시에 클러버들이 정신을 놓게할 만한 일렉트로나 테크노 등 다른 장르의 음악들을 골랐다. 'Rave' 라는 단어에 담겨있는 거친 속성과 투박함을 표현하고 싶어서 (완성도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소장하고 있는 바이닐 레코드만으로 한 번의 시도만 거쳐 믹스 녹음을 진행했다. 또한 90년대의 트랙들과 최근에 발매된 트랙들을 섞어서 배치함으로써 과거의 사운드들이 현대에 와서 어떻게 재가공 되고 있는지를 비교해 감상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함과 동시에 초기의 아티스트들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고 싶었다.



    가까운 미래에 N.O.S.를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나 앞두고 있는 이벤트가 있다면 알려달라.


    우리는 일본의 클럽 Vent와 Circus에서 꾸준히 파티를 주최하고 있다. 2년차에 접어들면서 도쿄에서의 이벤트는 조금 줄이고 레이블 작업과 패션 라인 제작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한다. 서울의 클럽 Contra에서의 정기적 플레이에도 박차를 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준비중이다.

    * N.O.S. 는 6월 29일 클럽 Contra에서 열릴 그들의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N.O.S.를 팔로우 하고 있는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일본 프로듀서나 크루가 있다면 추천해달라.


    우리의 친구들이자 아티스트, 그리고 프로모터인 CYK크루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그들의 공연 구성은 언제나 훌륭하고 항상 즐거운 모습을 보여준다. Licaxxx도 빼놓을 수 없다. 엄청난 실력의 디제이이자 우리의 친한 친구이다. 아날로그 레코드들과 디지털 음악을 자유롭게 믹싱하면서 댄스 음악에 대한 깊은 수준의 지식을 보여주는 그녀는 일본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공연을 해오고 있다. 한국의 듀오 C'est qui와 함께 Pistil에서 공연했던 Pocho in the House라는 디제이도 올드 스쿨 하우스 음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매년 다른 장소에서 Gorilla Fire 라는 아웃도어 파티를 진행하는 Akashic 크루 친구들도 추천한다. 백투백(b2b) 듀오 Kai Yamashita와 Tatsu가 주최하는 Yellow Card 역시 도쿄에서 우리 또래의 친구들이 주최하는 재미있는 파티이다. 정말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음악 작업에 관해서는
    RGL이라는 프로듀서를 소개하고 싶다. Ross From Friends 등의 아티스트들이 릴리즈 하기도 했던 Breaker Breaker 라는 레이블에서 음반을 발매한 그는 따뜻하고 섬세한 아날로그 작업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신스 악기들을 이용한 그의 작업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N.O.S. presents Seoul-Tokyo Exchange Party #01 w/ Kino Kino(FEMME/KOR), Seohyun(Contra/KOR) 2019. 6. 29(Sat) 23:00 - Late @ Contra Seoul Entrance: 10,000KRW(Before 1am) / 20,000KRW(After 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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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N.O.S.

    번역 | 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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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T LIST

    Dave Charlesworth – The Energizer (1991) Unknown – Unknown (2012) Unknown – Unknown (1991) Dawl – Bad Trip (2019) Mr Serious – Nightmare (2017) Locked Club & RLGN – Osaka Madness (2018) Almaty – Gennaro (2018) Unknown – Unknown (2000) Locked Club – Svoboda (2018) Vladimir Dubyshkin – I Decided To Fly (2018) Tony Morales – 2 Much Booty In Tha Pants (2019) Unknown – Unknown (1997) Unknown – Unknown (1995) Tranceman 2000 – Bloodrave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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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INTL.MIX 1 - Shins

    THE-INTL.MIX 1 - Shins

    18.11.29 / 1141 view


    [Interview in English] 안녕하세요 Shins. 이렇게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늘 궁금했던 것부터 질문할게요. 당신의 DJ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바보 같은 이야기예요. 키가 크고 다리가 길어서 친구들이 나를 ‘Big Shins(큰 정강이)’란 별명으로 불렀어요. DJ 이름을 정할 때는 좀 서둘러야 했는데, ‘Big Shins’가 너무 장난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걸 ‘Shins’로 줄였습니다.



    당신의 디제잉 초창기는 어땠나요?


    디제잉을 한국에 온 첫 여름에 시작했으니 2011년이겠네요. 주로 홍대의 엑시트 바Exit bar나 프리버드Freebird에서 틀었어요. 그러다 멀티Multi에서 음악을 틀던 Rou Set이란 DJ를 만나게 됐고요. 멀티는 케익샵Cakeshop의 전신인 프로모션 회사인데, 이후 멀티가 여는 파티에서 몇 번 플레이했어요. 그러다 케익샵이 문을 열고 디제잉을 부탁받게 됐고, 그래서 CDJ 다루는 법을 익히면서 좀 더 디제잉에 능숙해졌죠. 그들의 첫 파티를 포함해서 케익샵에서 두세 번 정도 음악을 틀었어요.



    요즘은 주로 콘트라Contra, 피스틸Pistil, 애인ain 등에서 플레이 하죠? 주로 어떤 음악을 트나요?


    초창기에는 UK bass, UK garage 같은 음악을 틀었어요. 그렇게 시작해서 좀 더 하우스, 테크노, 애시드나 브레이크 비트 같은 개인적으로 더 재밌다고 생각하는 음악을 틀게 됐죠. 모두가 그렇듯, 내 취향도 발전해 나갔고 디제잉 스타일도 성숙해졌어요.



    그런 변화가 어떤 것인지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요?


    좀 더 긴 믹스나 두세 시간에 달하는 플레이를 생각하게 됐어요. 다양한 장르를 플레이하고 많은 믹싱을 하는 스타일보다는 어떤 의미로 ‘음악적 여정’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과거에는 좀 더 화려한 곡을 틀었어요. 경험이 부족한 시절엔 누구나 늘 최고의 곡을 플레이해서 모두를 춤추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그건 디제이로서도 관객으로서도 별로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육체적으로 쉽게 지쳐버리니까. 음악적 여정이란 측면에서 디제이 셋을 생각해보면, 에너지는 사람들을 고양하기도 하지만 가라앉히기도 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춤을 멈추고 쉬거나 술을 마시거나 할 수 있죠. 거창하게 들리지만 간단한 이야기예요.

    당신은 로컬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으로서 최근 몇 년 사이 일어난 한국 클럽 신Scene의 성장과 확장을 지켜봤어요. 그런 점에서 이 신에 대한 당신의 관점은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를 것 같아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디제이가 된다는 건 굉장히 이상한 일이죠. 난 로컬 디제이고, 로컬 아티스트들이나 투어에 나선 해외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사람인데 많은 한국인들은 나를 그냥 외국인 디제이로만 여겨요. 기회 등을 얻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 내부에 있기 보다는 주로 바깥에서 활동하는 거예요. 그동안 한국 신은 많이 커졌지만 최근에는 약간 위축되어 과거로 살짝 돌아갔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중요한 건 다양한 재능있는 사람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거예요. 많은 프로듀서들, 디자이너, 가수나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나오고 있어요. 클러빙은 조금 어려워지긴 했지만 창작자 신은 요동치고 있죠. 로컬에서 외국인 디제이로서 존재한다는 건 그런 움직임을 내부에서 보지 못하고, 바깥에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지켜봤다는 뜻이기도 해요.



    영국인으로서 당신의 성장배경이 당신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나요?


    100%. 난 영국인 디제이답죠.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 영국 음악을, 적어도 유럽 음악들을 틀어 왔어요. 최근에는 애시드나 브레이크비트, 적어도 영국에서 나오거나 영국 음악에 영향을 받은 것들을 많이 찾아 듣고 있어요.


    물론 8년째 살고 있는 이 도시의 영향도 많이 받았어요. 믹스를 듣다 보면 한국 트랙 두 곡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영국이 나에게 많은 영향과 ‘원자재’를 제공했듯이, 한국은 다양한 디제잉의 방법이나 관점을 제공했죠.



    그런 영향의 차이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나요?


    한국에선 관객들이 클럽에서 듣게 될 음악에 대한 선입견이 없이 클럽에 와요. 전형적인 런던의 클러버와 비교했을 때 특정 장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죠. 그래서 그저 순수하게 음악만으로 그들이 춤추도록 만들 수 있고, 내 음악이 충분히 ‘쿨’하지 않거나 충분히 ‘언더그라운드’이지 않은 것을 걱정할 일도 없어요. 그게 내가 플레이할 때 해방감을 주고 더 즐거움을 느끼게 하죠.


    난 런던에서 살았고 런던은 전자음악에 있어 긴 역사를 갖고 있어요. 예를 들어 ‘런던 보이’인 내 사촌은 1980년대에 진짜 애시드 하우스 레이브 파티에 가곤 했어요. 모든 이들이 흰 장갑 한 짝에 호루라기를 들고 엑스터시를 하는 거죠. 그는 클럽, 웨어하우스, 불법 레이브 파티에 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려줬어요. 그 덕에 나는 클러빙을 알게 됐고 그런 상황은 한국인들에게는 드문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맥락은 꽤 큰 차이를 만들죠. 하지만 클러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해진 틀이 꼭 필요하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덕에 더 자유로워질 수 있죠.



    방금 이야기 했던, 믹스에 포함한 로컬 트랙들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첫 번째 한국 트랙은 Two Tone Shape의 ‘Helter Skelter’란 곡이에요. Two Tone Shape는 두 명의 젊은 프로듀서 듀오로 그들의 음악을 넣은 건 그들이 라이브 프로듀서이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라이브 공연도 할 수 있지만 클럽 음악을 만들어요. 클럽에서 틀 음악을 만드는 한국인 프로듀서가 많지 않아요. 많은 프로듀서들이 좋은 음악을 만들기는 하지만 클럽에서 틀 만한 음악은 아니죠. 이 곡은 장르, 스타일과 관계없이 다양한 셋에서 잘 어울려요. 그들이 발매한 4~5개의 트랙들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두 번째 트랙은 내 좋은 친구이자 Circuit Seoul의 멤버인 V!SION의 곡이에요. Circuit Seoul 또한 클럽에서 라이브와 디제이로서 플레이할 수 있는 음악들을 만들죠. Circuit Seoul의 세 멤버는 모두 각기 좋은 디제이고 함께로서도 좋은 크루예요. 영국 음악과 레이브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레이브스럽고 애시드한 음악을 만들어요. 내가 V!SION의 트랙을 좋아하는 이유는 매우 러프하고 레트로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에요. 부디 이 트랙과 V!SION의 다른 트랙들도 즐겨주기를 바랍니다.

    당신은 언제나 로컬 아티스트들과 언더그라운드 신을 지원하고 싶다고 말해요. 당신의 프로젝트 ‘Nodaji’는 당신이 말한 그런 지원에 열중하고 있죠.


    그냥 작은 프로젝트예요. , JNS, Apromani, 제갈선이라는 디자이너까지, 작은 팀이죠. 우린 로컬의 프로듀서, 디자이너 같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려 해요. 창작자들이 어떻게 하면 보다 우호적인 상호작용을 만들도록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어요. 많은 창작자들이 지역적인, 개인적인, 감정적인 이유로 서로로부터 분리되어 있어요. 사람들의 방어 기제도 있어요. ‘당신을 돕고 싶지 않아, 어차피 난 혼자 알아서 할 거니까’라는 식으로. 만약 우리 젊은 세대가 파티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서로에게 각자의 작업을 들려줄 수도 있어요. 디제이나 프로듀서는 음악 작업을 들려줄 수 있고, 디자이너나 패션업자라면 작업을 전시할 수도 있겠죠. 그렇게 예술가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거예요. 이상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예술가들의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보려고 하는 거죠. 그래서 한달에 한번 유튜브를 통해 스트리밍되는 Nodaji Show를 찍고 있어요. 파티 같은 이벤트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혀 다른 장소에서 열려고 해요. 카페 Idaho, 바 The Edge, 상수와 한남에 있는 Willoughby 같은 곳에서도 열릴 수 있죠. 카페, 옷가게, 야외 등 어디서든 한국의 음악과 창작자 신의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면 상관없어요.



    좋아요. 우리에겐 물론 옷을 만드는 일도 재미있지만 디제이들을 비롯해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일에도 큰 의미가 있어요. 하지만 가끔 사업을 하면서도 에너지를 유지하고 지원을 이어가는 일이 쉽지 않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당신의 활동이 놀랍게 느껴졌고요. 당신이 신을 지원하는 활동을 그렇게 이어갈 수 있게 하는 힘은 뭘까요?


    나는 정말 한국 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많은 에너지와 재미있는 것들이 있어요. 음악이든, 미술이나 디자인이든 젊은 한국 아티스트들의 작업은 해외에 더 많이 알려져야 해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해외 아티스트들을 초대해서 한국에 좋은 클러빙을 소개하곤 했죠. 하지만 이젠 한국 아티스트들이 이렇게 뛰어난 만큼 그들을 해외로 보내 한국의 클럽 신이 얼마나 좋은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


    신을 키우고 해외 인지도를 높이는 일을 목표로 하면서, 보다 전문성을 높여서 예술가들이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결국 신을 더 좋고 재미있게 만드는 일이에요. 난 그 일이 좋아요. 돈을 벌 생각은 없어요. 단지 재미를 추구할 뿐이에요.




    당신에게 믹스를 부탁한 이유는 우리가 평소에도 DJ Shins의 플레이를 좋아했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 The Intl. Mix 를 제작한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죠.


    부탁을 받아서 정말 행복했고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우연히도 내가 애시드나 브레이크비트 같은 음악을 전보다 더 틀게 된 때예요. 최근의 파티에서 그런 걸 더 많이 틀고 있거든요. 정말 완벽한 타이밍에 부탁을 받았어요. 최근에 Contra에서 Airbear와 함께 음악을 틀게 됐어요. 그런데 파티 전에 이야기를 나누면서 백투백에서 브레이크 비트나 애시드, 테크노를  틀기로 했죠. 그래서 파티에 틀기 위해 만든 폴더에 그런 음악들이 많았어요. 오랜 컬렉션을 뒤지고 또 새로운 음악도 찾아서 그런 음악을 갖추고 있었던 거죠. 정말 즐거운 파티였어요. 그런 와중에 여러분이 내게 믹스를 부탁했고 다시 말하지만 정말 좋은 타이밍이었어요. 만드는 데 정말 재미도 있었고요.



    당신은 믹스 제목을 ‘Welcome to acid house’로 지었다가 곧 ‘Welcome to(breakbeat &) acid house’로 바꿨어요.


    맞아요. 물론 여러분을 유명하게 만든 여러분의 슬로건은 ‘Welcome to acid house’죠. 그렇지만 믹스 시리즈가 꼭 애시드 음악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내 믹스는 꼭 애시드라고 할 수도 없고 레이브 음악들이죠. 주로 하우스, 테크노, 브레이크비트에 애시드가 함께 있어요. 그러니까 그 제목은 하나의 농담이죠.


    녹음 내내 즐거웠어요. 애시드와 브레이크비트는 내게 가장 좋은 클럽 음악이에요. 그렇게 심각하지도, 공격적이지도, 사람들에게 뭔가를 요구하지도 않죠. 사람들을 춤추게 하기 어려운 음악이에요. 하지만 이런 음악이 정말 재미있는 파티를 만들 수도 있어요. 내가 디제이이든 아니든 이 음악들은 파티에서 날 춤추게 만들어요. 난 좀처럼 춤을 추진 않지만 만약 내가 춤추고 있다면 그때 나올 음악은 바로 이거죠.



    믹스에 들어간 샘플들이 재미있어요. 왜 이런 샘플들을 썼는지 설명해줄 수 있나요?


    샘플들은 <World in Action : A trip Around Acid House>라는 1988년 영국의 TV 다큐멘터리에서 가져온 거예요. 나는 이걸 통해서 애시드 하우스가 나왔을 때 이를 둘러싼 당시의 히스테리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믹스의 어떤 음악도 특별히 오래되진 않았지만 모두 80년대의 음악에 영향을 받은 것들이죠.  


    마지막엔 제가 좋아하는 샘플이 나와요. 어느 소녀가 말하기를, 그들의 부모들은 모드족Mods이나 로커즈Rockers였던 시절엔 모두 마약을 하곤 했지만 이젠 부모 세대가 되어서 그들의 자녀가 약을 할까 봐 애시드 하우스 레이브 파티에 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애시드 하우스는 마약 때문에 애시드라고 불린 게 아니에요. 그보다는 레코드에서 샘플을 카피하는 애시드 샘플링 때문이었죠. 애초에 마약과는 관계 없이 샘플링 방법에서 따온 말이란 거예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애시드 레이브 파티에서 마약을 복용하기는 하죠. 그렇지만 애시드란 말이 꼭 그 애시드로 끝나진 않아요. 사람들은 으레 ‘아, 그 마약 파티?’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근래 한국은 마약도 없이 거대한 클러빙 신으로 성장했죠. 그건 어떤 이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놀라운 일이에요. 나는 애시드 하우스 클러빙에 가지 말라는 훈계를 듣는 영국인과 이 한국인들 사이에 어떤 유사점, 평행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들은 그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이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을 뿐이죠. 사실 사람들은 한국의 파티들이 얼마나 열광적인지를 보고 그것이 약 없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워해요.



    인터뷰 고마워요, Shins. 이야기 즐거웠어요.



    사진 | 김성일

    번역 | 윤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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